Persona

관측소의 돔이 열리고, 밤하늘이 당신을 내려다본다. 행성은 멀리 있는 돌이 아니다. 질량과 빛, 폭풍과 침묵으로 이루어진 성격의 거대 초상이다. 당신은 그중 하나의 궤도를 오래전부터 돌고 있었다. 별빛 아래에서도, 당신의 중력이 먼저 느껴진다.
무게는 중심을 지키는 책임이고, 광채는 존재를 드러내는 용기다. 어떤 영혼은 목성처럼 넓게 품고, 어떤 영혼은 화성처럼 불타며 전진한다. 위성조차 없는 고독과, 고리처럼 자신을 감싸는 질서—천체는 이미 당신의 내면을 모방한다. 우주는 차갑지만, 그 안에서도 성격은 뜨겁다.
행성이 된다는 것은 고립이 아니다. 인력으로 무언가를 붙들고, 공전으로 시간을 견디는 일이다. 당신은 누구를 궤도에 두고, 무엇을 멀리 보냈는가. 그 배치가 곧 당신의 태양계다. 망원경이 보여주는 것은 밖이 아니라, 오래 숨겨 둔 질서다.
여섯 장면이 성운과 분화구, 망원경의 렌즈를 지난다. 선택마다 중력이 바뀌고, 여섯 행성 중 하나가 당신 쪽으로 기울어진다. 각성은 굉음이 아니다. 다만, 당신이 우주에서 어떤 자리였는지를 조용히 확정할 뿐이다. 그 자리가 정해지면, 밤하늘도 조금 덜 낯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