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ona

숲은 당신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저 당신이 들어오기를, 발소리가 잎을 스치기를, 숨이 이끼 냄새와 섞이기를 허락했을 뿐이다. 그늘 속에서 어떤 시선이 오래전부터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름은 아직 없고, 형태만 희미했다. 나뭇가지가 흔들릴 때마다 그 시선은 조금 더 또렷해졌다.
수호 동물이란 외부에서 붙는 훈장이 아니다. 당신이 두려움 앞에서 내민 손, 타인의 상처를 읽던 눈, 홀로 버티던 밤의 자세가 모여 하나의 짐승이 된다. 어떤 영혼은 이빨로, 어떤 영혼은 날개로, 어떤 영혼은 고요한 발걸음으로 당신을 닮아 간다. 야생은 잔인해서가 아니라, 정직해서 무섭다.
사람들은 동물을 상징으로 소비하지만, 숲은 그런 거래를 하지 않는다. 용기가 앞서면 발톱이 자라고, 공감이 깊으면 귀가 예민해진다. 당신이 남에게 보여 준 얼굴과, 혼자일 때 지키는 숨결이 다르다면—수호 동물은 그 간극을 메우는 쪽으로 모습을 고른다.
열 장의 선택이 숲길을 가른다. 용기와 공감이 저울 위에서 흔들릴 때, 나뭇가지 너머로 눈동자가 빛난다. 끝날 무렵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누가 당신 곁을 걷는지, 그리고 당신이 본디 어떤 야생이었는지를. 그 이름은 당신이 부르기 전에, 이미 당신을 부르고 있었다.